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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삶, 거기에 여행까지 완전히 합칠 수 있을까?
- URL: https://www.yourstandpoint.com/sp-036/
- Published: 2026-07-22T10:00:27.000Z
- Updated: 2026-08-03T21:53:47.000Z
- Description: 프리랜서 에디터의 치앙마이 홀로 여행기 ②
- Author: Jungeun Yoo
- Tags: 탐험일지

tip : 1편은 [여기에서](https://www.yourstandpoint.com/sp-034/) 읽으실 수 있답니다.

**4월에 들려온 "Happy New Year!"**

스쿠터 뒷자리에서 내리는데 기사님이 대뜸 외치신 한 마디. 순간 귀를 의심했어요. 죄송하지만 오늘은 4월입니다... 태국 사람들은 단체로 고장 난 시계를 보고 있는 걸까. 왜냐하면 아까 다녀온 식당에서도 이 인사를 분명 들었거든요. 알고 보니 태국은 지금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거대한 새해 축제, ‘송크란’ 기간이었습니다.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577.jpg)

어딜 가든 물세례. 나 사주에 물 없는데 좋은 건가.

지난해의 나쁜 기운과 불운을 씻어내고 새해를 깨끗하게 시작한다는 의미로 여기저기서 물을 뿌려 준답니다. 

1월 1일의 결심이 흐려질 때쯤 설날이라는 보너스 기회를 얻는 한국도 참 너그러운 나라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4월에 또 한 번 새해를 시작하다니! 덕분에 올해만 새해를 3번 맞이하는 호사를 누려 봅니다. 세 번 결심했으니 세 배로 잘 살 수 있으려나. 하지만 이 대책 없는 신남은 '디지털 노마드 도전'이라는 목표 뒤에 숨어 오래가지 못하고...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485.jpg)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527.jpg)

애써 텐션 올리기 / 디지털 노마드 = 혼밥 장인

**Work & Life Balance**

여행은 여행대로 두면 되지, 저는 왜 굳이 멀리까지 사서 고생하며 일을 하고 싶은 걸까요. 시차를 계산하고, 멀쩡한 와이파이를 찾아 헤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이유는 하나. 저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는 말처럼 일과 삶을 칼로 자르듯 분리하는 순간 오히려 불행해지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일을 삶처럼, 삶을 일처럼 대할 때 가장 좋은 퍼포먼스가 난다는 걸, 매달 매거진을 발행하던 지난 1년 동안의 시간 덕분에 알게 됐어요(저는 독립 매거진을 기획하고 출판하는 브랜드 '스탠드포인트'를 운영하면서, 유튜브 채널도 열심히 운영하고 있는 1인 크리에이터입니다).

Work-Life Blending! 일에 영감을 주는 일상, 일상에 활력을 주는 일이 한데 섞여 완전히 융합되는 것. 블렌딩을 해야 제 삶이 버그를 잡고 다음 버전으로 셀프 업데이트되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그래, 어차피 분리가 안 될 거라면 제대로 한번 합쳐보자!" 그리고 그 실험을 하기에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치앙마이만큼 완벽하고 쉬운 무대는 없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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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산산조각 나는 데 걸린 시간, 단 1시간**

원래 가려던 카페는 송크란 축제 여파로 문이 닫혀 있었지만, 급하게 대안으로 찾은 로컬 카페는 그야말로 완내스. 요즘엔 이런 말 안 쓴다구요? 아무튼, 차분한 우드톤 공간, 발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는 진갈색 마루바닥, 공간에 어울리는 완벽한 더티커피 맛까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행복에 빠져 노트북을 펼친 순간, 저기 뭐라고 써져 있는데. 불길한 예감. 아 왠지 안 읽고 싶다.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568.jpg)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549.jpg)

@cafe arte

"노트북 이용은 1시간만 가능합니다."

제한 시간 단 60분...

**여름 햇살 뒤로 드리운 마감의 그림자**

달리는 시한폭탄을 안은 채 화면을 응시했습니다. 창밖의 하늘은 제 속도 모르고 무섭게 비가 쏟아졌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쨍쨍해지기를 반복하더라고요. 어머 마치 내 마음 같다. 타닥 타닥. 나름대로 키보드를 열심히 눌러 봅니다.

1시간의 결과물은 급한 마음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만 같게 서툴렀고, 채워야 할 분량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다시 화창해진 여름 햇살 뒤로 마감의 그림자가 은근슬쩍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일과 삶을 멋지게 합쳐보겠다고 큰소리치며 멀리 왔는데, 정작 무엇 하나 제대로 쥐지 못한 채 미아가 되는 건 아닐까...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540.jpg)

**예약 먼저 하고 오면 왠지 아쉬운 이 동네**

동아시아, 유럽, 그리고 이름도 낯선 저기 먼 나라에서부터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이곳 치앙마이는 말이죠. 한국에서 미리 무작정 방을 예약하기보다 직접 걸어보며 동네를 구역별로 탐색하면서 숙소를 알아보는 게 훨씬 즐겁고 새롭답니다. 워낙 호텔과 에어비앤비, 호스텔이 즐비한 도시이기에 만실 걱정은 할 필요 없습니다!

저도 바로 묵을 숙소 2박치만 미리 예약해 오고, 나머지는 치앙마이에서의 저에게 맡겨 버렸어요. 이럴 때 살짝 불안하지만, 한편으로는 진정한 여행자가 된 것만 같은 뿌듯함도 다가온다는 거. 올드타운의 고즈넉함, 님만해민의 세련된 감성, 산티탐의 로컬 바이브... 골목마다 주는 결이 제각각이라 직접 걸어보고 마음에 드는 구역에 숙소를 구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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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노마드로 레벨업하기 

‘예쁘고 아늑한 로컬 카페’는 치앙마이일지라도 높은 확률로 작업 공간으로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아 버린 저. 콘센트가 전멸했거나, 와이파이가 숨을 거두었거나, 저처럼 시간 제한에 걸리기 십상이었죠. 제시간에 매거진을 인쇄소에 넘겨야 하고 유튜브 업로드 링크를 추출해야 하는 노마드라면, 감성 카페는 커피 마실 때만 양보해야겠더라고요. 1시간 타이머가 째깍거리는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가 터득한 플랜 B 두 가지.

- **영상 컷 편집은 카페에서, 업로드는 숙소에서:** 로컬 카페 와이파이로 기가바이트 단위의 고화질 영상 소스를 다운받거나 무거운 파일을 올리는 건 무모한 도전이더라고요. 카페에서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가능한 원고 텍스트 작업이나 컷 편집만 압축적으로 끝내고, 대용량 파일 전송이나 업로드는 숙소의 안정적인 와이파이 앞에서 하기로 타협!
- **카페는 대안을 3개씩 묶어서 움직이기:** 구글 맵에 '일하기 좋은 곳'이라고 저장해 둔 예쁜 카페는 막상 가보면 만석일 확률이 높아요(심지어 송크란 시즌엔 문이 닫혀 있을 확률 95%). 그래서 저는 한 구역을 갈 때 3분 거리 내에 대안 카페를 3개씩 묶어 저장해 두고 움직습니다. 한 곳이 실패하면 빠릿빠릿하게 다음 곳으로 빠르게 이동!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886.jpg)

![](https://storage.ghost.io/c/e4/ed/e4ed5d9d-d90f-4e3e-b7e3-b1b8c6e838e4/content/images/2026/07/IMG_5865.jpg)

사실 오늘 하루를 통으로 쓰면 매거진 원고를 마감하고 내일부터는 온전히 여행에 시간을 쏟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제가 선택한 융합의 삶인 걸요. 어떻게 완벽하겠어요. 그도 그럴 게, 처음이잖아! 낭만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마저 일의 영감으로 삼아야죠, 뭐. 

봐요. 이렇게 1년 뒤에 이때의 당황스러운 마음을 소재로 아티클도 쓰고 있잖아요. 뭐든 단점이 있으면 숨겨진 장점도 발견하면 그만이지! 내일의 저는 이 마감을 무사히 끝내고, 온전한 노마드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 봅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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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60717 아무렴 치앙마이에서 노트북 제한이 있어도... 지금 있는 프랑스 파리에는 비할 바가 못 됩니다! (느릿느릿한 파리 직원들, 가방에서 노트북 꺼내는 소리만 들리면 후다닥 와서 쏘리노랩탑을 외친다...)